가끔씩 오랜 시간 서로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서로의 의견을 교환한다는 것은 내 의견을 개진해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 특히 내 생각을 이야기를 하면서 평소의 내 생각이 정리되는 기분을 느낀 적이 많다. 틈틈이 그 내용을 메모하기도 하며 내 관점을 정리한다. 이는 주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관심사가 같으며,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평소 잘 아는 관계에서 서로의 의견 개진은 마치 박자를 잘 맞추듯 쉴 새 없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늘 똑같은 사람과 이야기할 수는 없다. 어떤 가치에 대한 생각의 오류, 한 쪽으로 치우쳐진 생각을 갖지 않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친한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이 있다. 학창시절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멀리 떨어져 있고 자연스럽게 관심사가 멀어졌고, 생각을 교류할 기회가 많지도 않다. 그러나 서로 매진하는 분야에 대해 각자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이 우연히 한 가지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적절한 의견이 전달되지도 않을 뿐더러, 두 사람 모두 표현하는 방식이 강하다. 아무 생각없이 던진 메시지가 서로의 관점을 인정하지 않은 고집불통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국에는 약간의 비아냥과 비난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내가 겪은 일이다. 이후 두 가지 선택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늘 하던대로 적당히 마무리하고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거리를 두는 것이다. 갈등을 피하기 위해 말을 가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두 번째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확인하고, 생각을 정리해서 서로 발전적이고 자극을 주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나는 두 번째를 선택하기로 한다.

인간은 기호를 통해 의사를 전달한다. 기호는 집단으로부터 정해진 말이나 글, 감정으로 전달된다. 그러나 완벽한 기호와 의사소통은 없다. 특히 형이상학적이거나 추상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우리는 모두가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각자가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고,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다르다는 것이, 상대적이라는 것이 결론이 될 수는 없다. 상대적이라는 것은 하나의 인식일 뿐이다. 너무도 당연해서 굳이 안해도 되는 말이다. 서로 간에 차이만 확인하는 것은 내가 지향하는 결론이 아니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알아가고, 이해하고, 가까워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적절한 갈등은 우리에게 자극을 준다. 이는 우리의 생각이 한 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도록 도와주거나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의견을 교환하는 의사소통을 할 때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하는가. 나는 우리 사이에 어떤 것이 문제였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스스로 질문해보았다. 우리는 왜 이 주제를 다루었으며, 왜 서로의 의견을 쿨하게 인정하지 않았을까.

왜 갈등을 유발하는 상황이 벌어졌는가.

  • 사실 의견이 잘 맞는 사이는 아니었다.
  • 서로의 생각과 주관이 강하다.
    • 때문에 받아주는 누군가가 있어야 대화가 잘 이루어지는 면모가 있다.
  • 몇 년 간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 서로의 방향이 달라진 만큼 깊게 대화를 할 기회가 많이 없다.
    • 상대방도 본인만큼의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지레짐작하고 던졌을 수도 있다.
  • 메신저로 쉽게 말할 수 있을 만큼 가벼운 주제가 아니다.
    • 메신저로 깊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렵다. 피하는게 나을 것 같다.
  • 가장 큰 문제는 해당 주제에 대해 서로가 깊게 생각하고 이해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 깊게 생각하지 않고 쉽게 말했다.

우리의 논의는 어땠나.

각자 생각이 정립되지 않은 추상적인 주제를 정리없이 던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치관에 대한 주장과 태도 문제로 이어졌다.

우리의 논의는 무엇을 지향해야 하나.

단순한 수다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 갈등 피하기 위해 솔직하지 못하고 멀어질 수 있다. 그러나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는 논의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공통점을 찾아나가고, 발전지향적인 대화가 되어야 한다. 항상 이성적인 사고를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인간에게 이성은 순간이다. 그러나 매 순간 최선의 판단을 하자. 단순한 수다가 되더라도 어떤 점에서라도 함께 성장 해야 한다.

어떻게 말해야 하나.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경우, 각자가 명확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주제에 대한 생각을 정의할 수는 없다. 약간의 다툼이 있더라도 감정의 문제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서로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는 넓은 측면에서의 메타 인지가 필요하다.

논의가 유의미하고, 자극을 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서로 간에 생각에 대한 간극을 좁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문득 드는 생각이지만 대화라는게 사실 각자 관심있는 부분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서로의 문제에 딱히 관심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대부분의 모임에서는 수다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내 아이디어는 관심있는 분야를 일정 주기로 이야기하고 생각을 전달해보는 미팅을 가지는 것이다. 행아웃이나 스카이프 같이 온라인으로 해도 좋다. 스프트웨어 방법론에서 주로 사용되는 애자일 스크럼과 같은 식의 미팅도 좋다.

내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정리하지 못했던 논의를 풀기 위해 정의를 해보고 생각을 정리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