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에 나는…

지난 1년 간 나는 뱅크웨어글로벌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했다. 이곳에서 정말 많은 문제를 만났고, 해결해왔다. 회사에서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고,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었다. 회사가 배우러 오는 곳이냐는 말도 있을 정도로 부품 취급당하기 쉬운 현대 사회속에 살고 있지만, 그 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련 지식이 체득된다. 특히 프로그래밍이라는 일을 할 경우에는 업무가 학습과 자연스럽게 일치하기도 한다. 전반기의 대부분은 그런 환경에 놓여있었다.

회사에 들어오고 본격적으로 리액트를 다루기 시작했다. 간단한 로그인/로그아웃 기능부터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보면서 기존의 Backbone 기반의 프로젝트를 리액트로 업그레이드시켰다. 회사의 제품에는 그리드(테이블), 탭, 버튼 등 항상 필요한 컴포넌트가 있다. 내가 속한 팀은 컴포넌트를 직접 만들기도 하고 리액트 오픈소스 컴포넌트를 랩핑하여 우리 소스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했다. 오픈소스를 쓰던 중 버그를 만났고, 깃허브에 풀 리퀘스트하면서 처음으로 오픈소스 컨트리뷰터가 되기도 했다.

일을 하던 도중 개념적으로 막히거나 애매한 부분은 자바스크립트 노란 책을 자습서처럼 찾아 보면서 기본 지식을 더했다. 비전공자로서 내가 약하다고 여겼던 분야중 하나인 네트워크나 컴퓨터에 대한 책을 점심 시간을 통해 틈틈이 보면서 평생 돔(DOM)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뻔 했던 코더로서의 한계에서 벗어났다.

컴포넌트를 회사 팀 내에서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기존 기능에 추가 기능을 덧붙일 때 생길 버그 예상하기 위해 컴포넌트 테스트도 필요했다. Jest, Enzyme 등을 사용하여 테스트케이스를 작성하는, 조금은 지루한 작업으로 커버리지를 높였고, 추가 기능 개발 시 버그가 생길 가능성도 줄였다. 최근에는 큰 규모의 SI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야근과 더불어 비영업 제품의 프론트엔드를 맡아 개발했고 출시하기도 했다. 앵귤러JS라는 꽤 오래된 라이브러리 기반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프론트엔드 라이브러리가 기술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비슷함을 느꼈다. 개발을 뒤늦게 시작했지만, 비로소 jQuery 부터 Backbone, AngularJS, React 까지 2010년 이후 라이브러리가 발전하는 모습을 느끼면서 불편함도 몸소 체험했다.

몇 년 전부터 알고있던 모질라의 A-Frame이라는 VR 라이브러리를 사용해서 파노라마 이미지를 VR로 볼 수 있는 간단한 프로젝트도 진행해보았다. 이 아이디어는 파노라마로 랜더링한 공간 이미지를 VR로 볼 수 있는 간단한 프로젝트다. UI디자인을 하다가 다시 공간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던 시기에 만들었던 포트폴리오에 넣으려고 했을 때 떠올린 아이디어인데, 당시에는 작은 버그 하나도 처리못할 정도라 완성시키지 못했다. 그 때와는 다르게 쉽게 공개했고, 내가 나온 학교 커뮤니티에 올려 여러 피드백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농업 IoT 기반 제품 파로타의 프론트엔드와 UX/UI 디자인을 맡아 리액트 기반의 하이브리드 앱을 출시해보는 경험까지 했다. 어떻게 제품이 만들어지고 출시가 될까, 어떤 과정으로 개발이 진행될까라는 디자이너 시절부터 늘 궁금했던 모든 것들이 서서히 풀렸다.

그러던 와중에 내 안에 숨어있던 디자이너로서의 눈을 다시 일깨워준 Field의 세미나에 참석하였고, 정말 큰 영감을 받았다. 스무살 때부터 했던 막연한 고민을 행동으로 이끌어 주는 기회였다. 그리고 조금씩 간단한 스터디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프로세싱으로 디지털 아트 작업을 하다가, ThreeJS로 3D 모델도 다루었다. 아두이노와 프로세싱을 이용해서 인터렉션 디자인까지 구현해보면서 가능성을 보았다.

새로운 시작이 아닌 연장으로

성장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올 해 성장했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나는 그저 성장이라는 기준을 극단으로 끌어올려 푹 빠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길 바라며, 그 곳에 내던져지고 싶을 뿐이다.

나 또한 새 해가 되면 늘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다짐하던 사람 중 하나였다. 사실 새로워 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간이라는 규칙 중 특정한 값이 바뀌는 시점을 마음을 다잡는 하나의 이정표로 볼 뿐이다. 올해는 나는 새로운 다짐을 하지 않았다. 더이상 2018년의 거창한 목표도 세우지 않는다. 그저 내가 늘 해오던 것들, 해야할 것들의 연장으로만 본다. 그저 내가 하는 일상을 지속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