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미션과 비전은 하나의 방향이며, 지배적 동기이다. 나를 지배하는 동기는 무엇인가. 나는 왜 노장 철학과 서양 철학을 공부했고, 스타트업을 시작했고, UI 디자인을 했고, 코딩을 하고 제품을 만들려고 하고 있을까. 일상은 예측하기 어려운 우연적 요소가 혼재되면서 흘러간다. 일상 속에서의 모든 선택은 자신의 지배적 동기로 수렴된다. 비전과 미션, 지배적 동기는 모두 같은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모든 일상이 흘러간다. 비전은 내가 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게 해준다. 그리고 매 순간 가장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나를 이끄는 잣대가 바로 지배적 동기이다.

스무 살 짜리 갓 입학한 대학생이 시대를 이끄는 위대한 디자인을 하고 싶다면 모두가 비웃을 수도 있다.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초급 UI 개발자가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의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한다면 누구 하나 관심갖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막연한 생각들은 내 작은 선택들을 만들고, 뼈에 사무치는 욕망과 바램을 생산한다. 나는 믿는다. 내 막연한 생각이 현실화되고, 하나의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정말 현실을 무시하고, 주변을 왜곡시키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인류의 모든 위대함은 기존의 질서를 부정하고, 왜곡하고, 파괴함으로서, 균열을 일으키며 서서히 나타난다는 것을 말이다. 기회는 안정적인 선택이 아니라, 위험 조차 왜곡시켜 스스로를 내던지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지배적 동기

“시대를 이끄는 위대한 디자인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은 스무살 이후의 내 모든 선택을 관통하는 지배적인 질문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위대한 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21살 때부터 과거 위대한 디자이너, 예술가들은 어떻게 위대한 작업을 할 수 있었을지, 어떻게 하면 내가 위대한 디자인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늘 고민했다. 당시의 내가 생각했던 디자인은 공간 디자인에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 위대한 디자인은 스타트업이 될 수도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달라졌다. 디자인과에 들어간 것도, 영향을 주는 수업을 들은 것도 모두가 우연이다. 내 모든 고민은 우연의 힘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는 10년이 지난 지금, 내 목표가 되었고 미션이 되었고 비전이 되었고, 지배적 동기가 되었다.

나는 근 몇년 UI 개발을 해왔다. 하지만 내가 선택하고 관심 갖는 책과 글, 분야를 보면 확실히 나는 탁월한 개발자로서의 길을 바라지 않고 있더라. (여기서 말하는 탁월한 개발자는 기술 업계를 이끄는 멋진 사람들을 말한다) 나는 개발을 그저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도구로 바라볼 뿐이었다. 물론 개발 자체에 흥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을 재미있게 하고 있지만, 목적이 다르다. 개발자로서 고급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되고, 트렌드를 읽고, 매년 연봉을 높이고, 해외 여행도 다니면서 취미와 여가를 즐기는 인생을 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절대 그런 사람으로 만족하며 살고 싶지 않다. 지금은 IT 업계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지만 늘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디자인과 예술을 번혁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을 가지고 있다.

상상해본다. 어느 상업 공간에 내가 프로그래밍 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우연적인 형태의 예술 작품이 3D 프린팅을 통해 스스로 생산된다면? 손으로 한 층 씩 쌓던 벽돌을 기계가 대체할 수 있다면?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공간을 쉽게 생산할 수 있다면? 디자인이 극도의 대중화를 통해 모두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면? 기존의 클라이언트 비즈니스를 뛰어 넘은 비즈니스 모델이 정착하고, 내 비즈니스를 통해 디자인의 수주가 이루어진다면 어떨까. 일반 사용자를 위한 DIY 인테리어 킷트가 생산된다면? 사용자가 직접 조합하는 조립식 공간이 생산된다면?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살아 있는 기계와 같은 집에 산다면? 이 모든 아이디어는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이 시대의 무기인 IT와 결합되어 떠오른 것이다.

실천

그리고 나는 또 다른 선택을 앞두고 있다. 우선적으로 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가장 최선의 판단을 해야한다. 그리고 문제를 찾는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다. 그리고 수요나 시장 등에 대해서 간단히 검증해보고 테스트한다. 그리고 가장 핵심적인 솔루션을 담은 MVP를 생산한다. 이것이 내가 보는 시작이다.